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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청소년백과 (교육내용)
<북한의 소학교에서는 어떤 과목들을 배우나요?>
우리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북한의 소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우는지 알아볼까요?
여러분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과 비교해서 과목이름이 다른 것이 많지요?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김일성 일가와 관련된 과목들입니다. 우리들의 역사상 훌륭한 위인들의 삶에 대해 위인 전기를 통해 배우는 것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정식교과로 김일성 일가의 행적을 가르칩니다. 공산주의도덕은 이란 과목도 있는데 우리가 배우는 도덕이랑 비슷한데 다만 김일성 일가를 칭송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화 · 공작 과목은 ‘그림을 그리고 공작품을 만드는 공부’ 인데 남한의 미술과목과 비슷합니다.
자 그러면 우리의 초등학교 교과목과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과 비교해서 특이한 점은 또 뭐가 있을까요? 우리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어린이들의 교과서는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등의 이름으로 되어 있고, 3학년이 되어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으로 과목이 나누어지는데, 소학교 학생들의 교과목은 우리 초등학교 고학년과 비슷하게 나누어져 있지요?
또 다른 점은 우리 초등학교에는 “사회” 과목이 있는데, 북한의 소학교에는 사회과목이 없습니다. 또 우리는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는데, 북한의 소학교에서는 영어를 배우지 않는 점도 다른 점입니다.
이렇게 몇 가지 다른 점을 빼고 나면, 같은 점도 발견할 수 있지요. 즉 소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서 배우는 과목은 국어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과목이 수학인데, 이 순서는 남한의 초등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남한의 초등학교나 북한의 소학교나 어린이들의 교육에서는 읽기와 쓰기, 셈하기 등 기초적인 지식교육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중학교에서는 어떤 과목들을 배우나요?>
그러면 이제 남한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북한의 중학교에 대해 알아볼까요? 그 과목들은 남한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과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이 같을까요?
우선 다른 점부터 살펴보면, 남한의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과목들이 북한에 있습니다. 소학교처럼 김일성과 그 가족의 행적에 관한 과목들입니다. 공산주의도덕이나 현행당정책 같은 과목도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북한에서는 공산주의 정치사상교육과 관련된 과목들을 많이 가르친답니다. 학생들을 소학교에 이어서 중학교에서도 계속 체계적으로 주체사상과 공산주의에 대하여 학습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의 과목들은 남한의 학교에서도 볼 수 있는 교과목들입니다. 국어, 문학, 한문, 외국어, 역사, 지리, 수학, 화학, 물리, 생물, 체육, 음악, 미술, 제도, 컴퓨터를 배웁니다. 외국어의 경우에는 러시아어와 영어를 배우는데 최근에는 영어를 배우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컴퓨터는 최근에 신설된 교과목입니다. 4학년부터 일주일에 두시간씩 배웁니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제일 중요한 과목은 무엇일까요? 어떤 과목에 시간 수가 가장 많은지 찾아보세요. 수학과목이 단연코 1위입니다. 수학은 일주일에 6시간, 7시간씩 배운답니다. 그 다음에 많은 과목은 과학관련 과목들이예요. 화학, 물리, 생물과목을 합치면 중학교 6학년에서는 무려 일주일에 11시간이나 됩니다. 과학 과목 중에서 지구과학이 보이지 않지요. 지구과학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걸까요. 그건 아니랍니다. 북한에서는 중학교 1학년, 5학년 지리 시간에 우리의 지구과학에 해당하는 내용을 배운답니다.
우리 중고등학교 교과목과 북한 중학교 교과목 다른 점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7차 교육과정에서 기술과 가정이 합쳐져서 ‘기술·가정’ 이 되어 남녀학생 모두 함께 배우게 되었지요. 하지만 북한에서는 실습시간에 여학생 실습과목, 남학생에게는 공작 실습으로 따로 나뉘어져 있답니다. 그리고 북한에는 지리, 역사를 별도로 배우는데 우리는 지리, 역사과목을 별도의 과목으로 배우지 않고 사회시간에 학년을 달리해 배운다는 점이 차이라고 하겠지요. 과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북한에도 선택과목이란 것이 있나요?>
여러분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일반선택과목과 심화선택과목이라는 것이 있어서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 중에 많은 부분을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시행초기라서 일괄적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점차 여러분이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바뀔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의 학교에서는 어떨까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까요?
북한에서는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몇 학년에서 무슨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지는 전부 국가에서 정해져 나옵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는 없지만, 중앙과 지방의 계획에 따라서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경우는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외국어 교육의 경우, 학교에서는 수십년 동안 러시아어를 중심으로 가르쳤었는데 1990년 소련이 붕괴하고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면서 학교에서는 러시아어보다는 영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러시아어를 가르칠 것인가, 영어를 가르칠 것인가는 교장선생님 맘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계획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또한 실습과목의 경우에 2001년부터 그 지역사회의 산업상황에 따라서 공업, 농업, 수산업, 임업 등 조금씩 다른 분야의 과목을 지정해서 가르칠 수 있게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것을 ‘선택과목제’ 이라고 합니다. 선택과목제를 도입한 이유는 국가적으로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맞게 교육부부문에도 과감히 현실적 · 실용적 요소를 채택해 “산지식” 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배우는 과목에 차이가 있나요?>
여러분은 “남녀평등” 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지요? 남자와 여자는 성별에 관련 없이 평등하며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럼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남녀가 동등하니까, 학교공부도 성별과 상관없이 같은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남자와 여자는 관심도 다르고 이후 할 일도 다르니까 그에 맞게 다른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예전에는 우리도 중 · 고등학교에서 남녀학생간에 배우는 과목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즉 여학생들은 가정을 남학생들은 기술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7차 교육과정에서는 남녀학생 모두 ‘가정·기술’ 을 배우도록 바꿨는데 이제 남녀학생간에 배우는 과목 차이는 없어진 셈이지요. 그러면 북한의 경우는 어떨까요? 북한은 사회주의 사회로 “평등” 을 강조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남학생과 여학생의 교과목도 똑같을까요?
북한도 남한과 비슷하게,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배우는 과목들은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차이가 없습니다. 국어, 수학, 과학, 외국어, 도덕 과목 등 거의 모든 과목은 성별에 차이 없이 모든 학생들이 배웁니다. 그런데 중학교의 실습시간에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다른 교육을 받습니다. 남학생은 트랙터나 자동차 등 기계를 다루는 법 등을 주로 배우고, 여학생은 재봉과 요리 등을 배웁니다.
이렇게 남학생과 여학생의 교과내용이 다른 이유는 졸업이후에 남학생과 여학생이 하게 될 일이 다르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남녀의 역할분담에 대해서, 북한은 남한보다도 더 전통적인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여성도 남성에 못지 않게 공장이나 기업소 등에서 일을 하지만, 청소, 빨래, 요리 등 가정 일은 전적으로 여성이 담당한다고 합니다. 밖에서도 일하고, 집에서도 일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더 힘이 많이 든다고 해요.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재봉, 요리 등을 가르치는 것은 나중에 가정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남한의 초등학생들은 남학생들도 실과시간에 바느질이나 요리를 배우지요? 북한의 남학생들은 이런 일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습니다. 아마 당연히 이런 일은 “여자의 일” 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나요?
<북한 학생들의 교과서 내용은 어떤가요?>
앞으로 남한과 북한의 교류가 활발해져, 남북한의 주민들이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을 때가 오겠죠? 그때가 되면 여러분이 부모님의 직장을 따라 북한의 학교에 전학을 갈 수도 있고, 북한의 학생들이 남한의 학교로 전학와서 여러분과 함께 생활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때 만일 지금 남한과 북한에서 쓰고 있는 교과서를 사용하면 여러분은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북한의 교과서는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북한 교과서는 우리와 비교해서 지질도 떨어지고, 인쇄기술도 낙후되어 글자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진이 칼라로 인쇄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북한의 교과서는 각 단원의 처음에 “김일성 교시” 나 “김정일 말씀” 이 먼저 나온 후 학습내용이 제시됩니다.내용면에서도 김일성 ·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리고 교과서에서 쓰는 용어도 우리와는 좀 다릅니다. 북한에서는 1960년대 중반부터 “문화어” 라고 하여 가급적이면 한자어와 외래어를 순수 한글로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쓰는 단어와 북한에서 쓰는 단어가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교과서에 쓰이는 단어 중에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은 북한의 소학교 2학년 수학교과서에 실린 문제입니다. 함께 풀어볼까요?
<문제> 덜릴 수는 119, 차는 65일 때, 더는 수는 몇입니까?
소학교 2학년 수학이니까, 별로 어렵지 않은 내용일 텐데, 위 문제를 보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요? 이것을 우리가 배우는 용어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19 - χ = 65”
남한에서 “빼기” (-) 를 북한에서는 “덜기” 라고 말합니다.
한가지 더 문제를 내 볼까요? 다음 수학문제는 북한의 중학교 3학년에 나오는 문제입니다.
<문제> 다음 두 모임의 사귐과 합을 구하여라
A = {1,2,3,4,5} B = {1,3,5,7}
이게 무슨 뜻일까요? 모임의 사귐이라니요? 남한에서 “집합” 이라고 하는 것을 북한에서는 “모임” 이라고 하고, 남한에서 “교집합” 이라고 하는 것을 북한에서는 “사귐” 이라고 한답니다. 그럼 “합” 은 뭘까요? 그건 남한에서 “합집합” 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위 문제는 남한 교과서의 용어로 바꾸면 “ A와 B의 교집합과 합집합을 구하라” 는 뜻입니다. 말뜻을 알면 쉽지요?
이렇게 말의 뜻을 몰라서, 남한 학생과 북한 학생이 같이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 역사, 지리 등 모든 분야에서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남북이 꾸준히 노력해서 교과서 용어부터 통일시키는 노력을 시작해야겠지요.
그리고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는 교과서에 사진이 삽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은 대부분 삽화로 되어 있습니다.
<북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과목은 어떤 것인가요?>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들이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과목들이 있지요? 우리 초등학교에서는 무슨 과목이 제일 중요한가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특히 중요한 과목들은 무슨 과목이지요? 그 과목이 학교에서 중요한지 아닌지는 일주일 동안 그 과목을 배우는 시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과목일수록 배우는 시간 수가 많은 것은 당연하겠죠. 우리 초등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국어입니다. 그리고 수학, 사회, 과학, 체육 등도 중요한 과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지요. 북한에서도 국영수가 중요할까요?
북한의 중학교에서도 국영수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남한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북한 중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수학이고, 다음이 과학입니다. 수학시간은 일주일에 7시간 내지 6시간으로 가장 많습니다. 일주일에 7시간이면 어떤 날을 하루에 두시간씩도 배우는 셈이지요. 과학과목은 화학, 물리, 생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과목들의 시간 수를 합하면 중학교 3학년에서는 7시간, 4학년에서는 9시간, 5학년에서는 10시간, 6학년에서는 11시간이나 됩니다. 북한의 중학교에는 문과와 이과가 나누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을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국어나 외국어 수업은 이에 비해서는 좀 시간이 적습니다. 국어는 일주일에 5시간 내지 4시간을 배우고, 외국어는 일주일에 3시간 가량 배웁니다. 북한의 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강조하기 때문에, 북한 학생들은 때때로 수학올림피아드 같은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한답니다.
북한의 소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과목은 국어와 수학입니다. 이 점은 남한의 초등학교와 비슷하지요? 보통 대부분의 나라에서 초등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 셈하기를 중요시한답니다. 읽기, 쓰기, 셈하기는 현대 사회의 구성원으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남한에 비해서 북한에서는 사상교육과 관련된 교과목의 비중이 높습니다. 소학교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의 어린시절 등 김일성 일가를 찬양하는 과목들을 일주일에 각각 1시간씩 배우고, 공산주의 도덕을 1시간 배웁니다. 그러니까 다 합하면 정치 사상과목을 일주일에 4시간이나 배우는 것입니다. 중학교에 가면 이 과목들의 비중은 더 높아져서, 일주일에서 3시간 내지 많게는 6시간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사실 주체사상과 공산주의 도덕에 대한 과목은 이런 과목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어나 역사, 지리 같은 과목에서도 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그 비중은 더 높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학생들도 영어공부를 하나요?>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가장 필수적인 것 중의 하나가 외국어, 특히 영어 구사능력이겠지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영어공부를 하나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요즈음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기 전에 영어학원이나 학습지를 통해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에서는 영어를 언제 어떻게 배우나요?
북한에서 오랫동안 외국어 하면 로어(러시아어)였답니다. 영어는 제2외국어로서 대학에서만 가르쳤답니다. 80년대 영어가 국제어로서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영어가 인기를 끌었고 80년대말 소련 등 사회주의권 국가가 몰락하면서 러시아어는 쇠퇴하였습니다. 즉 영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학교를 압도하였습니다. 드디어 1995년에는 러시아어는 필수 외국어에서 해제되고 영어가 필수 외국어가 되었습니다. 현재 중학교에 외국어(영어) 수업 시간은 1학년은 일주일에 4시간, 2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일주일에 3시간입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영어교육은 말하기와 듣기보다는 주로 읽기와 쓰기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남한의 영어교육이 미국식 영어를 표준으로 하고 있는데 비해 북한의 영어교육은 영국식 영어를 표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자나 발음 등에서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이 영국식 영어를 가르치는 이유는 북한의 영어교육이 러시아 등 유럽을 통해 소개되었고, 영어권 국가 중에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에 유학생을 보내왔기 때문에 영국식 영어가 중심이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국과 수교를 맺은 이후에는 영국에서 직접 교사를 파견해서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데, 현재 3명의 영국인 교사가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외국어대학, 김책공업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각 중학교의 영어교사연수도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모든 학생들이 다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영어교육은 외국어대학이나 제1중학교와 같이 영어에 소질이 있고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남한에서 살고 있는 북한주민(탈북자)들이 남한사회와 남한의 학교에서 제일 적응하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영어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영어를 전혀 배우지 못한 경우도 있고, 영어를 배웠다고 하더라도 대학에서 영어 원서로 공부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도 성교육을 하나요?>
여러분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어떻게 받나요? 건강한 어른이 되려면,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임신, 출산 등에 대하여 학교나 가정에서 차근 차근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구들끼리 쉬쉬 거리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지식과 태도를 갖게 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북한학생들은 성교육을 어떻게 받을까요?
북한에서는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소학교에서는 성교육이 전혀 없습니다. 중학교에서는 생물시간에 동물에 생식에 대하여 부분적으로 배웁니다. 중학교 마지막 학년인 6학년이 되면 생물과목에 종자개량에 관한 부분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동물의 암컷과 수컷, 난자와 정자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집니다. 물론 이것도 성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생식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학생의 경우에, 실습과목에서 여자들의 위생과 건강에 대한 것과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 가르쳐줍니다. 하지만 아기가 어떻게 생기고 태어나는지는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물론 남학생들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북한 청소년들도 남한사회나 남한 친구들을 이해하는 과목을 배우나요?>
통일이 되어 남한과 북한이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회와 북한 사람들에 대하여 잘 알고,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회와 남한 사람들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서 살고 서로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남북한 사람들 간에는 오해도 많고, 편견도 많습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북한학생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나가려고 하는 것처럼, 북한학생들도 남한 사회와 여러분의 생활에 대해서 알아나갈 때, 다 함께 평화롭게 잘 사는 사회가 앞당겨 질 것입니다. 자, 그러면 북한에서는 남한 사회나 남한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가르칠까요?
남한사회에 대한 지식은 주로 지리과목을 통해서 습득합니다. 남한의 지리 교과서에 북부지방의 지형, 산업, 주민 생활에 대한 내용이 있는 것처럼, 북한의 지리 교과서에는 중부와 남부지방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현재 남한의 사회가 매우 문제가 많은 것처럼 소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1998년에 출판된 중학교 3학년 지리 교과서를 보면 서울은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서울은 미제 침략자들과 남조선 괴뢰도당의 파쑈통치기구가 집결되어 있는 활동 소굴이며 식민지 통치의 아성으로 되고 있다....서울거리는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와 가스, 자동차들에서 뿜어 나오는 배기가스 그리고 여러 공장들에서 나오는 악취 풍기는 썩은 물 등이 시내 공기와 뒤섞여 숨쉬기가 가쁘고 하얀 옷가지들은 인차 까맣게 변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이렇게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남한사회가 정말 그런 것처럼 믿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일부 주민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 살고, 자유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요. 왜냐하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등으로 북한 땅을 밟는 남한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일부지역에서는 중국을 통한 TV시청을 통해 북한사람들도 남한사회에 대해 점차 많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남한사람들의 건강한 모습과 입고 있는 옷만 보고도, 남한에서 굶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이 서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교류가 매우 중요합니다. 서로 많이 만나다 보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여러 사실들도 바로 잡아질 것입니다.
<북한 학생들도 컴퓨터를 배우나요?>
2001년도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95% 이상이 컴퓨터를 이용하고, 또 90% 이상이 인터넷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요즘 청소년들에게 학습 및 여가를 위한 필수적 요소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그럼 북한의 청소년들은 어떨까요? 여러분처럼 집이나 학교에 컴퓨터가 있어서 게임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이메일도 보낼까요?
북한의 학생들은 여러분만큼 자유롭게 컴퓨터를 쓰지는 못합니다. 우선 컴퓨터가 거의 없습니다. 집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거의 없고, 학교에도 컴퓨터실을 갖춘 학교가 많지 않습니다. 평양 같은 대도시의 학교들에는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학교에 한두대 정도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컴퓨터 교육을 활성화 하기위해 키보드 모형을 제작해서 각급학교에 보급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일반인의 경우 아직 인터넷을 자유로이 할 수가 없습니다. 개인이 인터넷을 할 수는 없지만 국가기관 중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기관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무력부 등과 같이 군사 및 정보계통 기관과 조선컴퓨터센터, 평양컴퓨터센터 등 컴퓨터관련 연구기관들입니다. 이 기관들에서 인터넷은 광케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국제전화선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처럼 컴퓨터 보급이 저조하고 인터넷 이용이 곤란하지만, 북한에서 컴퓨터 열풍은 대단합니다. 1998년부터 중학교에서 컴퓨터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평양과 각 지방의 제1중학교와 같이 명문중학교에서는 컴퓨터실을 갖추고 있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직접 컴퓨터 실습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평양에 있는 금성 제1,2 중학교 등에는 ‘컴퓨터수재 양성반’ 을 만들어 컴퓨터 전문인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컴퓨터를 강조하는 것은 IT산업 육성이 북한의 경제회생에 도움이 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시험을 어떻게 보나요?>
학교 다닐 때 “시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는 생각을 안 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만큼 시험은 부담스럽고 싫은 일이지만, 또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요. 학생들이 배운 것을 얼만큼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는 일은 어느 나라, 어느 학교에서나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북한에서는 그런 시험을 어떤 방법으로 치를까요? 우리가 보는 시험하고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북한의 학교에서도 시험을 여러 번 치릅니다. 학과목 선생님이 수시로 치르는 시험이 있는가하면, 학기말시험, 학년말 시험처럼 시험기간을 정해놓고 치는 중요한 시험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험은 학년말 시험이지요. 학년말 시험은 진급시험이라고 해서, 여기서 낙제를 하면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낙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학기말시험과 학년말시험은 국가시험이라고 해서 전국의 학생들이 동시에 치릅니다 시험기간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나 됩니다. 시험과목은 소학교의 경우, 김일성, 김정일 어린시절, 국어, 수학, 자연 등 5과목입니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김일성, 김정일 혁명활동 (고학년은 혁명력사), 국어, 영어,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체육, 음악 등의 과목을 치릅니다.
시험방법은 필기시험과 구술시험이 있습니다. 필기 시험은 여러분이 보는 시험지와 비슷하지만, 여기에는 객관식 문제는 없습니다. 질문에 대해 길게 답을 쓰는 논술형이나, 간단한 단답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구술시험은 좀 낯선 방법이지요?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입시에서 활용되고 있는 ‘면접구술’ 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구술시험은 학생이 시험관 앞에서 문제가 적힌 종이를 뽑아서 거기에 적힌 문제를 말로 대답하는 것입니다. 학생이 답을 이야기하면 시험관 선생님은 추가 질문을 할 수 있고 그러면 추가질문에 대해서도 대답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구술시험은 거의 치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남한에서 성적은 100점 만점으로 계산하는데, 북한에서는 5점 만점으로 되어 있습니다. 5점은 최우등, 4점은 우등, 3점은 보통, 2점 이하는 낙제가 됩니다. 학년말시험에서 낙제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다음 학년에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시험 성적이 나오면, 한 반에도 최우등학생이 몇 명씩 나오게 됩니다. 최우등학생이 여러 명인 학급은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이 칭찬을 받기 때문에, 시험 때가 되면 학급의 성적을 올리려고 선생님과 학생들은 모두 함께 노력한다고 합니다.
<숙제는 어떻게 하나요?>
북한에도 숙제는 있습니다. 숙제가 없는 날은 거의 없다고 해요. 물론 숙제를 많이 내주는 선생님과 그렇지 않은 선생님이 계셔서 과목별로 양의 차이는 많이 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살다가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학생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숙제는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숙제는 주로 그날 배운 부분을 몇 번 씩 써오라. 몇 번씩 읽어오라 같은 것들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숙제와 비슷하지요? 소학교의 경우, 담임선생님은 하루 공부가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무렵 칠판에 그날 숙제를 적어 주시기도 하고, 혹은 과목별로 매 시간마다 숙제를 내 주기도 합니다.
숙제검사는 주로 숙제를 내신 선생님이 하시는데, 때때로 과목마다 책임학생을 두어 숙제검사를 하도록 하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만약 숙제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말로 꾸짖는 선생님도 계시고, 지시봉으로 때리는 선생님도 계시고, 숙제를 다 할 때까지 학교에 남아서 다 끝내야만 돌려보내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학교에 남아서 숙제를 해야 할 때는, 소학교 오전반인 경우에 오후반 아이들에게 교실을 내주고 복도에 엎드려서라도 숙제를 끝내고 검사를 맡아야 집에 보내준다고 합니다. 중학교의 경우, 숙제를 마치는 게 너무 늦어지면, 담임선생님은 퇴근하시고 그 대신 학급의 학습담당 위원이 마지막 학생까지 숙제를 검사하면서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숙제를 내주고 학생들이 끝까지 그것을 다 하도록 하는 것은 남한의 선생님이나 북한의 선생님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북한에도 체력장이 있나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라면 누구나 빠짐없이 1년에 한번씩 학교별로 하루씩 실시하는 것이 있지요. 바로 체력검사(체력장)입니다. 이 체력장은 매년 정기적으로 자신의 체력을 진단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꾸준히 체력증진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죠. 그럼 북한에도 우리의 체력장과 비슷한 것이 있을까요.
예 있습니다. 바로 ‘인민체력검정’ 이란 것입니다. 소위 ‘인민체력검정월간’ 인 8월에서 9월에 걸쳐 실시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북한 주민들 모두가 응시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이 행사는 학교 및 직장단위로 편성된 남자 10∼60세, 여자 10∼55세의 주민들이 참여하는데 달리기 · 너비뛰기,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 20여개 종목에 대해 개인별 기록을 측정합니다. 나이 · 성별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는 검정기준에 따라 수검결과가 우수한 시 · 군 · 학교에는 모범칭호를 수여하고, 성적이 부진한 개인과 단체에는 재검정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의 체력장과 비슷한 점은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인지 알아 볼까요. 다른 점은 우선 체력장의 응시 대상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체력장은 학생(초등학교 5학년이상)들만 응시대상인데 비해, 북한의 체력검정은 주민모두가 응시해야 합니다. 또 다른 점은 우리의 체력장은 50m달리기, 오래달리기 · 걷기, 제자리 멀리뛰기, 팔굽혀펴기(팔굽혀 매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 등 총 6개 종목(초등학교는 5종목)인데 비해 북한의 경우 우리보다 종목수가 많은 20여개나 된다는 점도 다릅니다. 또 남한의 경우 단순히 체력검사를 통해 개인별로 체력급수만 판정하는데 비해 북한의 경우 정해진 기준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고, 탈락하면 재응시해야 한다는 점도 다르다고 하겠지요.
그럼 비슷한 점도 찾아 볼까요. 매년 시기를 정해 놓고 실시한다는 점이 비슷하지요. 대신 우리는 9월∼10월에 실시하고, 북한은 8월에서 9월에 실시하는 것이 다르다고 하겠지만 모든 운동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달리기, 멀리뛰기, 팔굽혀펴기 등의 기본 종목이 포함되어 있는 점도 비슷하다고 하겠지요.
<북한에는 어떤 경시 대회가 있나요?>
최근 우리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경시대회가 많이 늘어났지요? 수학경시대회, 영어웅변대회, 미술대회, 글짓기대회, 과학발명대회 등등 특별히 한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그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경시대회의 수상 경력이 대학입학에 도움이 되면서 경시대회 붐은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이런 경시대회가 있을까요?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대학에 갈 때 도움이 될까요?
북한에도 경시대회가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를 “경연” 이라고 부릅니다. 소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경연은 글쓰기경연, 수학경연, 도록경연입니다.
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경연은 더 많습니다. 수학경연이나 도록경연 뿐만 아니라 글짓기경연, 웅변대회, 율동경연, 다과목경연 등을 합니다. 최근에는 ‘전국 교육부문 프로그램 경연’, ‘제 1중학교 학생 과학착상 경연’ 과 같이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은 과학기술부문의 경연대회를 많이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중 다과목경연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요? 중학교에는 그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로 조직된 “7 · 15 최우등소조” 가 있습니다. 최우등소조에 속한 학생들끼리 누가 교과 내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지 퀴즈왕을 뽑는 것을 다과목 경연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김일성 · 김정일 혁명활동, 혁명역사, 수학, 물리, 화학, 영어 등 여러 과목에서 출제되는데 객관 문제가 아니라 “문답식” 으로 이루어집니다. 문답식경연은 학생이 표를 뽑아서 그 표에 적힌 문제의 해답을 말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상 살펴본 대부분의 경연은 학교에서의 경쟁을 거쳐서 시, 도, 중앙경연까지 이어집니다.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도 경연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도경연까지 올라가면 도에서 그 학생들을 후원하기 때문입니다. 도경연이나 중앙경연까지 올라간 학생들은 대학입학이 쉬워집니다. 그리고 국제대회에도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북한청소년백과 (교육내용)
<북한의 소학교에서는 어떤 과목들을 배우나요?>
우리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북한의 소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우는지 알아볼까요?
여러분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과 비교해서 과목이름이 다른 것이 많지요?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김일성 일가와 관련된 과목들입니다. 우리들의 역사상 훌륭한 위인들의 삶에 대해 위인 전기를 통해 배우는 것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정식교과로 김일성 일가의 행적을 가르칩니다. 공산주의도덕은 이란 과목도 있는데 우리가 배우는 도덕이랑 비슷한데 다만 김일성 일가를 칭송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화 · 공작 과목은 ‘그림을 그리고 공작품을 만드는 공부’ 인데 남한의 미술과목과 비슷합니다.
자 그러면 우리의 초등학교 교과목과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과 비교해서 특이한 점은 또 뭐가 있을까요? 우리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어린이들의 교과서는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등의 이름으로 되어 있고, 3학년이 되어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으로 과목이 나누어지는데, 소학교 학생들의 교과목은 우리 초등학교 고학년과 비슷하게 나누어져 있지요?
또 다른 점은 우리 초등학교에는 “사회” 과목이 있는데, 북한의 소학교에는 사회과목이 없습니다. 또 우리는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는데, 북한의 소학교에서는 영어를 배우지 않는 점도 다른 점입니다.
이렇게 몇 가지 다른 점을 빼고 나면, 같은 점도 발견할 수 있지요. 즉 소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서 배우는 과목은 국어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과목이 수학인데, 이 순서는 남한의 초등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남한의 초등학교나 북한의 소학교나 어린이들의 교육에서는 읽기와 쓰기, 셈하기 등 기초적인 지식교육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중학교에서는 어떤 과목들을 배우나요?>
그러면 이제 남한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북한의 중학교에 대해 알아볼까요? 그 과목들은 남한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과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이 같을까요?
우선 다른 점부터 살펴보면, 남한의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과목들이 북한에 있습니다. 소학교처럼 김일성과 그 가족의 행적에 관한 과목들입니다. 공산주의도덕이나 현행당정책 같은 과목도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북한에서는 공산주의 정치사상교육과 관련된 과목들을 많이 가르친답니다. 학생들을 소학교에 이어서 중학교에서도 계속 체계적으로 주체사상과 공산주의에 대하여 학습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의 과목들은 남한의 학교에서도 볼 수 있는 교과목들입니다. 국어, 문학, 한문, 외국어, 역사, 지리, 수학, 화학, 물리, 생물, 체육, 음악, 미술, 제도, 컴퓨터를 배웁니다. 외국어의 경우에는 러시아어와 영어를 배우는데 최근에는 영어를 배우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컴퓨터는 최근에 신설된 교과목입니다. 4학년부터 일주일에 두시간씩 배웁니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제일 중요한 과목은 무엇일까요? 어떤 과목에 시간 수가 가장 많은지 찾아보세요. 수학과목이 단연코 1위입니다. 수학은 일주일에 6시간, 7시간씩 배운답니다. 그 다음에 많은 과목은 과학관련 과목들이예요. 화학, 물리, 생물과목을 합치면 중학교 6학년에서는 무려 일주일에 11시간이나 됩니다. 과학 과목 중에서 지구과학이 보이지 않지요. 지구과학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걸까요. 그건 아니랍니다. 북한에서는 중학교 1학년, 5학년 지리 시간에 우리의 지구과학에 해당하는 내용을 배운답니다.
우리 중고등학교 교과목과 북한 중학교 교과목 다른 점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7차 교육과정에서 기술과 가정이 합쳐져서 ‘기술·가정’ 이 되어 남녀학생 모두 함께 배우게 되었지요. 하지만 북한에서는 실습시간에 여학생 실습과목, 남학생에게는 공작 실습으로 따로 나뉘어져 있답니다. 그리고 북한에는 지리, 역사를 별도로 배우는데 우리는 지리, 역사과목을 별도의 과목으로 배우지 않고 사회시간에 학년을 달리해 배운다는 점이 차이라고 하겠지요. 과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북한에도 선택과목이란 것이 있나요?>
여러분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일반선택과목과 심화선택과목이라는 것이 있어서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 중에 많은 부분을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시행초기라서 일괄적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점차 여러분이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바뀔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의 학교에서는 어떨까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까요?
북한에서는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몇 학년에서 무슨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지는 전부 국가에서 정해져 나옵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는 없지만, 중앙과 지방의 계획에 따라서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경우는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외국어 교육의 경우, 학교에서는 수십년 동안 러시아어를 중심으로 가르쳤었는데 1990년 소련이 붕괴하고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면서 학교에서는 러시아어보다는 영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러시아어를 가르칠 것인가, 영어를 가르칠 것인가는 교장선생님 맘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계획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또한 실습과목의 경우에 2001년부터 그 지역사회의 산업상황에 따라서 공업, 농업, 수산업, 임업 등 조금씩 다른 분야의 과목을 지정해서 가르칠 수 있게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것을 ‘선택과목제’ 이라고 합니다. 선택과목제를 도입한 이유는 국가적으로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맞게 교육부부문에도 과감히 현실적 · 실용적 요소를 채택해 “산지식” 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배우는 과목에 차이가 있나요?>
여러분은 “남녀평등” 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지요? 남자와 여자는 성별에 관련 없이 평등하며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럼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남녀가 동등하니까, 학교공부도 성별과 상관없이 같은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남자와 여자는 관심도 다르고 이후 할 일도 다르니까 그에 맞게 다른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예전에는 우리도 중 · 고등학교에서 남녀학생간에 배우는 과목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즉 여학생들은 가정을 남학생들은 기술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7차 교육과정에서는 남녀학생 모두 ‘가정·기술’ 을 배우도록 바꿨는데 이제 남녀학생간에 배우는 과목 차이는 없어진 셈이지요. 그러면 북한의 경우는 어떨까요? 북한은 사회주의 사회로 “평등” 을 강조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남학생과 여학생의 교과목도 똑같을까요?
북한도 남한과 비슷하게,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배우는 과목들은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차이가 없습니다. 국어, 수학, 과학, 외국어, 도덕 과목 등 거의 모든 과목은 성별에 차이 없이 모든 학생들이 배웁니다. 그런데 중학교의 실습시간에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다른 교육을 받습니다. 남학생은 트랙터나 자동차 등 기계를 다루는 법 등을 주로 배우고, 여학생은 재봉과 요리 등을 배웁니다.
이렇게 남학생과 여학생의 교과내용이 다른 이유는 졸업이후에 남학생과 여학생이 하게 될 일이 다르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남녀의 역할분담에 대해서, 북한은 남한보다도 더 전통적인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여성도 남성에 못지 않게 공장이나 기업소 등에서 일을 하지만, 청소, 빨래, 요리 등 가정 일은 전적으로 여성이 담당한다고 합니다. 밖에서도 일하고, 집에서도 일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더 힘이 많이 든다고 해요.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재봉, 요리 등을 가르치는 것은 나중에 가정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남한의 초등학생들은 남학생들도 실과시간에 바느질이나 요리를 배우지요? 북한의 남학생들은 이런 일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습니다. 아마 당연히 이런 일은 “여자의 일” 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나요?
<북한 학생들의 교과서 내용은 어떤가요?>
앞으로 남한과 북한의 교류가 활발해져, 남북한의 주민들이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을 때가 오겠죠? 그때가 되면 여러분이 부모님의 직장을 따라 북한의 학교에 전학을 갈 수도 있고, 북한의 학생들이 남한의 학교로 전학와서 여러분과 함께 생활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때 만일 지금 남한과 북한에서 쓰고 있는 교과서를 사용하면 여러분은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북한의 교과서는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북한 교과서는 우리와 비교해서 지질도 떨어지고, 인쇄기술도 낙후되어 글자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진이 칼라로 인쇄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북한의 교과서는 각 단원의 처음에 “김일성 교시” 나 “김정일 말씀” 이 먼저 나온 후 학습내용이 제시됩니다.내용면에서도 김일성 ·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리고 교과서에서 쓰는 용어도 우리와는 좀 다릅니다. 북한에서는 1960년대 중반부터 “문화어” 라고 하여 가급적이면 한자어와 외래어를 순수 한글로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쓰는 단어와 북한에서 쓰는 단어가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교과서에 쓰이는 단어 중에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은 북한의 소학교 2학년 수학교과서에 실린 문제입니다. 함께 풀어볼까요?
<문제> 덜릴 수는 119, 차는 65일 때, 더는 수는 몇입니까?
소학교 2학년 수학이니까, 별로 어렵지 않은 내용일 텐데, 위 문제를 보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요? 이것을 우리가 배우는 용어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19 - χ = 65”
남한에서 “빼기” (-) 를 북한에서는 “덜기” 라고 말합니다.
한가지 더 문제를 내 볼까요? 다음 수학문제는 북한의 중학교 3학년에 나오는 문제입니다.
<문제> 다음 두 모임의 사귐과 합을 구하여라
A = {1,2,3,4,5} B = {1,3,5,7}
이게 무슨 뜻일까요? 모임의 사귐이라니요? 남한에서 “집합” 이라고 하는 것을 북한에서는 “모임” 이라고 하고, 남한에서 “교집합” 이라고 하는 것을 북한에서는 “사귐” 이라고 한답니다. 그럼 “합” 은 뭘까요? 그건 남한에서 “합집합” 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위 문제는 남한 교과서의 용어로 바꾸면 “ A와 B의 교집합과 합집합을 구하라” 는 뜻입니다. 말뜻을 알면 쉽지요?
이렇게 말의 뜻을 몰라서, 남한 학생과 북한 학생이 같이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 역사, 지리 등 모든 분야에서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남북이 꾸준히 노력해서 교과서 용어부터 통일시키는 노력을 시작해야겠지요.
그리고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는 교과서에 사진이 삽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은 대부분 삽화로 되어 있습니다.
<북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과목은 어떤 것인가요?>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들이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과목들이 있지요? 우리 초등학교에서는 무슨 과목이 제일 중요한가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특히 중요한 과목들은 무슨 과목이지요? 그 과목이 학교에서 중요한지 아닌지는 일주일 동안 그 과목을 배우는 시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과목일수록 배우는 시간 수가 많은 것은 당연하겠죠. 우리 초등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국어입니다. 그리고 수학, 사회, 과학, 체육 등도 중요한 과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지요. 북한에서도 국영수가 중요할까요?
북한의 중학교에서도 국영수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남한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북한 중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수학이고, 다음이 과학입니다. 수학시간은 일주일에 7시간 내지 6시간으로 가장 많습니다. 일주일에 7시간이면 어떤 날을 하루에 두시간씩도 배우는 셈이지요. 과학과목은 화학, 물리, 생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과목들의 시간 수를 합하면 중학교 3학년에서는 7시간, 4학년에서는 9시간, 5학년에서는 10시간, 6학년에서는 11시간이나 됩니다. 북한의 중학교에는 문과와 이과가 나누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을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국어나 외국어 수업은 이에 비해서는 좀 시간이 적습니다. 국어는 일주일에 5시간 내지 4시간을 배우고, 외국어는 일주일에 3시간 가량 배웁니다. 북한의 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강조하기 때문에, 북한 학생들은 때때로 수학올림피아드 같은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한답니다.
북한의 소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과목은 국어와 수학입니다. 이 점은 남한의 초등학교와 비슷하지요? 보통 대부분의 나라에서 초등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 셈하기를 중요시한답니다. 읽기, 쓰기, 셈하기는 현대 사회의 구성원으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남한에 비해서 북한에서는 사상교육과 관련된 교과목의 비중이 높습니다. 소학교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의 어린시절 등 김일성 일가를 찬양하는 과목들을 일주일에 각각 1시간씩 배우고, 공산주의 도덕을 1시간 배웁니다. 그러니까 다 합하면 정치 사상과목을 일주일에 4시간이나 배우는 것입니다. 중학교에 가면 이 과목들의 비중은 더 높아져서, 일주일에서 3시간 내지 많게는 6시간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사실 주체사상과 공산주의 도덕에 대한 과목은 이런 과목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어나 역사, 지리 같은 과목에서도 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그 비중은 더 높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학생들도 영어공부를 하나요?>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가장 필수적인 것 중의 하나가 외국어, 특히 영어 구사능력이겠지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영어공부를 하나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요즈음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기 전에 영어학원이나 학습지를 통해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에서는 영어를 언제 어떻게 배우나요?
북한에서 오랫동안 외국어 하면 로어(러시아어)였답니다. 영어는 제2외국어로서 대학에서만 가르쳤답니다. 80년대 영어가 국제어로서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영어가 인기를 끌었고 80년대말 소련 등 사회주의권 국가가 몰락하면서 러시아어는 쇠퇴하였습니다. 즉 영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학교를 압도하였습니다. 드디어 1995년에는 러시아어는 필수 외국어에서 해제되고 영어가 필수 외국어가 되었습니다. 현재 중학교에 외국어(영어) 수업 시간은 1학년은 일주일에 4시간, 2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일주일에 3시간입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영어교육은 말하기와 듣기보다는 주로 읽기와 쓰기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남한의 영어교육이 미국식 영어를 표준으로 하고 있는데 비해 북한의 영어교육은 영국식 영어를 표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자나 발음 등에서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이 영국식 영어를 가르치는 이유는 북한의 영어교육이 러시아 등 유럽을 통해 소개되었고, 영어권 국가 중에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에 유학생을 보내왔기 때문에 영국식 영어가 중심이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국과 수교를 맺은 이후에는 영국에서 직접 교사를 파견해서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데, 현재 3명의 영국인 교사가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외국어대학, 김책공업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각 중학교의 영어교사연수도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모든 학생들이 다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영어교육은 외국어대학이나 제1중학교와 같이 영어에 소질이 있고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남한에서 살고 있는 북한주민(탈북자)들이 남한사회와 남한의 학교에서 제일 적응하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영어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영어를 전혀 배우지 못한 경우도 있고, 영어를 배웠다고 하더라도 대학에서 영어 원서로 공부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도 성교육을 하나요?>
여러분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어떻게 받나요? 건강한 어른이 되려면,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임신, 출산 등에 대하여 학교나 가정에서 차근 차근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구들끼리 쉬쉬 거리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지식과 태도를 갖게 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북한학생들은 성교육을 어떻게 받을까요?
북한에서는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소학교에서는 성교육이 전혀 없습니다. 중학교에서는 생물시간에 동물에 생식에 대하여 부분적으로 배웁니다. 중학교 마지막 학년인 6학년이 되면 생물과목에 종자개량에 관한 부분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동물의 암컷과 수컷, 난자와 정자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집니다. 물론 이것도 성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생식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학생의 경우에, 실습과목에서 여자들의 위생과 건강에 대한 것과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 가르쳐줍니다. 하지만 아기가 어떻게 생기고 태어나는지는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물론 남학생들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북한 청소년들도 남한사회나 남한 친구들을 이해하는 과목을 배우나요?>
통일이 되어 남한과 북한이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회와 북한 사람들에 대하여 잘 알고,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회와 남한 사람들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서 살고 서로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남북한 사람들 간에는 오해도 많고, 편견도 많습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북한학생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나가려고 하는 것처럼, 북한학생들도 남한 사회와 여러분의 생활에 대해서 알아나갈 때, 다 함께 평화롭게 잘 사는 사회가 앞당겨 질 것입니다. 자, 그러면 북한에서는 남한 사회나 남한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가르칠까요?
남한사회에 대한 지식은 주로 지리과목을 통해서 습득합니다. 남한의 지리 교과서에 북부지방의 지형, 산업, 주민 생활에 대한 내용이 있는 것처럼, 북한의 지리 교과서에는 중부와 남부지방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현재 남한의 사회가 매우 문제가 많은 것처럼 소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1998년에 출판된 중학교 3학년 지리 교과서를 보면 서울은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서울은 미제 침략자들과 남조선 괴뢰도당의 파쑈통치기구가 집결되어 있는 활동 소굴이며 식민지 통치의 아성으로 되고 있다....서울거리는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와 가스, 자동차들에서 뿜어 나오는 배기가스 그리고 여러 공장들에서 나오는 악취 풍기는 썩은 물 등이 시내 공기와 뒤섞여 숨쉬기가 가쁘고 하얀 옷가지들은 인차 까맣게 변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이렇게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남한사회가 정말 그런 것처럼 믿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일부 주민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 살고, 자유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요. 왜냐하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등으로 북한 땅을 밟는 남한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일부지역에서는 중국을 통한 TV시청을 통해 북한사람들도 남한사회에 대해 점차 많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남한사람들의 건강한 모습과 입고 있는 옷만 보고도, 남한에서 굶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이 서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교류가 매우 중요합니다. 서로 많이 만나다 보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여러 사실들도 바로 잡아질 것입니다.
<북한 학생들도 컴퓨터를 배우나요?>
2001년도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95% 이상이 컴퓨터를 이용하고, 또 90% 이상이 인터넷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요즘 청소년들에게 학습 및 여가를 위한 필수적 요소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그럼 북한의 청소년들은 어떨까요? 여러분처럼 집이나 학교에 컴퓨터가 있어서 게임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이메일도 보낼까요?
북한의 학생들은 여러분만큼 자유롭게 컴퓨터를 쓰지는 못합니다. 우선 컴퓨터가 거의 없습니다. 집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거의 없고, 학교에도 컴퓨터실을 갖춘 학교가 많지 않습니다. 평양 같은 대도시의 학교들에는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학교에 한두대 정도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컴퓨터 교육을 활성화 하기위해 키보드 모형을 제작해서 각급학교에 보급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일반인의 경우 아직 인터넷을 자유로이 할 수가 없습니다. 개인이 인터넷을 할 수는 없지만 국가기관 중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기관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무력부 등과 같이 군사 및 정보계통 기관과 조선컴퓨터센터, 평양컴퓨터센터 등 컴퓨터관련 연구기관들입니다. 이 기관들에서 인터넷은 광케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국제전화선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처럼 컴퓨터 보급이 저조하고 인터넷 이용이 곤란하지만, 북한에서 컴퓨터 열풍은 대단합니다. 1998년부터 중학교에서 컴퓨터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평양과 각 지방의 제1중학교와 같이 명문중학교에서는 컴퓨터실을 갖추고 있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직접 컴퓨터 실습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평양에 있는 금성 제1,2 중학교 등에는 ‘컴퓨터수재 양성반’ 을 만들어 컴퓨터 전문인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컴퓨터를 강조하는 것은 IT산업 육성이 북한의 경제회생에 도움이 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시험을 어떻게 보나요?>
학교 다닐 때 “시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는 생각을 안 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만큼 시험은 부담스럽고 싫은 일이지만, 또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요. 학생들이 배운 것을 얼만큼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는 일은 어느 나라, 어느 학교에서나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북한에서는 그런 시험을 어떤 방법으로 치를까요? 우리가 보는 시험하고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북한의 학교에서도 시험을 여러 번 치릅니다. 학과목 선생님이 수시로 치르는 시험이 있는가하면, 학기말시험, 학년말 시험처럼 시험기간을 정해놓고 치는 중요한 시험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험은 학년말 시험이지요. 학년말 시험은 진급시험이라고 해서, 여기서 낙제를 하면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낙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학기말시험과 학년말시험은 국가시험이라고 해서 전국의 학생들이 동시에 치릅니다 시험기간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나 됩니다. 시험과목은 소학교의 경우, 김일성, 김정일 어린시절, 국어, 수학, 자연 등 5과목입니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김일성, 김정일 혁명활동 (고학년은 혁명력사), 국어, 영어,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체육, 음악 등의 과목을 치릅니다.
시험방법은 필기시험과 구술시험이 있습니다. 필기 시험은 여러분이 보는 시험지와 비슷하지만, 여기에는 객관식 문제는 없습니다. 질문에 대해 길게 답을 쓰는 논술형이나, 간단한 단답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구술시험은 좀 낯선 방법이지요?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입시에서 활용되고 있는 ‘면접구술’ 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구술시험은 학생이 시험관 앞에서 문제가 적힌 종이를 뽑아서 거기에 적힌 문제를 말로 대답하는 것입니다. 학생이 답을 이야기하면 시험관 선생님은 추가 질문을 할 수 있고 그러면 추가질문에 대해서도 대답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구술시험은 거의 치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남한에서 성적은 100점 만점으로 계산하는데, 북한에서는 5점 만점으로 되어 있습니다. 5점은 최우등, 4점은 우등, 3점은 보통, 2점 이하는 낙제가 됩니다. 학년말시험에서 낙제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다음 학년에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시험 성적이 나오면, 한 반에도 최우등학생이 몇 명씩 나오게 됩니다. 최우등학생이 여러 명인 학급은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이 칭찬을 받기 때문에, 시험 때가 되면 학급의 성적을 올리려고 선생님과 학생들은 모두 함께 노력한다고 합니다.
<숙제는 어떻게 하나요?>
북한에도 숙제는 있습니다. 숙제가 없는 날은 거의 없다고 해요. 물론 숙제를 많이 내주는 선생님과 그렇지 않은 선생님이 계셔서 과목별로 양의 차이는 많이 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살다가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학생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숙제는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숙제는 주로 그날 배운 부분을 몇 번 씩 써오라. 몇 번씩 읽어오라 같은 것들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숙제와 비슷하지요? 소학교의 경우, 담임선생님은 하루 공부가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무렵 칠판에 그날 숙제를 적어 주시기도 하고, 혹은 과목별로 매 시간마다 숙제를 내 주기도 합니다.
숙제검사는 주로 숙제를 내신 선생님이 하시는데, 때때로 과목마다 책임학생을 두어 숙제검사를 하도록 하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만약 숙제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말로 꾸짖는 선생님도 계시고, 지시봉으로 때리는 선생님도 계시고, 숙제를 다 할 때까지 학교에 남아서 다 끝내야만 돌려보내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학교에 남아서 숙제를 해야 할 때는, 소학교 오전반인 경우에 오후반 아이들에게 교실을 내주고 복도에 엎드려서라도 숙제를 끝내고 검사를 맡아야 집에 보내준다고 합니다. 중학교의 경우, 숙제를 마치는 게 너무 늦어지면, 담임선생님은 퇴근하시고 그 대신 학급의 학습담당 위원이 마지막 학생까지 숙제를 검사하면서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숙제를 내주고 학생들이 끝까지 그것을 다 하도록 하는 것은 남한의 선생님이나 북한의 선생님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북한에도 체력장이 있나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라면 누구나 빠짐없이 1년에 한번씩 학교별로 하루씩 실시하는 것이 있지요. 바로 체력검사(체력장)입니다. 이 체력장은 매년 정기적으로 자신의 체력을 진단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꾸준히 체력증진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죠. 그럼 북한에도 우리의 체력장과 비슷한 것이 있을까요.
예 있습니다. 바로 ‘인민체력검정’ 이란 것입니다. 소위 ‘인민체력검정월간’ 인 8월에서 9월에 걸쳐 실시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북한 주민들 모두가 응시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이 행사는 학교 및 직장단위로 편성된 남자 10∼60세, 여자 10∼55세의 주민들이 참여하는데 달리기 · 너비뛰기,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 20여개 종목에 대해 개인별 기록을 측정합니다. 나이 · 성별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는 검정기준에 따라 수검결과가 우수한 시 · 군 · 학교에는 모범칭호를 수여하고, 성적이 부진한 개인과 단체에는 재검정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의 체력장과 비슷한 점은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인지 알아 볼까요. 다른 점은 우선 체력장의 응시 대상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체력장은 학생(초등학교 5학년이상)들만 응시대상인데 비해, 북한의 체력검정은 주민모두가 응시해야 합니다. 또 다른 점은 우리의 체력장은 50m달리기, 오래달리기 · 걷기, 제자리 멀리뛰기, 팔굽혀펴기(팔굽혀 매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 등 총 6개 종목(초등학교는 5종목)인데 비해 북한의 경우 우리보다 종목수가 많은 20여개나 된다는 점도 다릅니다. 또 남한의 경우 단순히 체력검사를 통해 개인별로 체력급수만 판정하는데 비해 북한의 경우 정해진 기준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고, 탈락하면 재응시해야 한다는 점도 다르다고 하겠지요.
그럼 비슷한 점도 찾아 볼까요. 매년 시기를 정해 놓고 실시한다는 점이 비슷하지요. 대신 우리는 9월∼10월에 실시하고, 북한은 8월에서 9월에 실시하는 것이 다르다고 하겠지만 모든 운동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달리기, 멀리뛰기, 팔굽혀펴기 등의 기본 종목이 포함되어 있는 점도 비슷하다고 하겠지요.
<북한에는 어떤 경시 대회가 있나요?>
최근 우리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경시대회가 많이 늘어났지요? 수학경시대회, 영어웅변대회, 미술대회, 글짓기대회, 과학발명대회 등등 특별히 한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그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경시대회의 수상 경력이 대학입학에 도움이 되면서 경시대회 붐은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이런 경시대회가 있을까요?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대학에 갈 때 도움이 될까요?
북한에도 경시대회가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를 “경연” 이라고 부릅니다. 소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경연은 글쓰기경연, 수학경연, 도록경연입니다.
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경연은 더 많습니다. 수학경연이나 도록경연 뿐만 아니라 글짓기경연, 웅변대회, 율동경연, 다과목경연 등을 합니다. 최근에는 ‘전국 교육부문 프로그램 경연’, ‘제 1중학교 학생 과학착상 경연’ 과 같이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은 과학기술부문의 경연대회를 많이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중 다과목경연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요? 중학교에는 그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로 조직된 “7 · 15 최우등소조” 가 있습니다. 최우등소조에 속한 학생들끼리 누가 교과 내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지 퀴즈왕을 뽑는 것을 다과목 경연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김일성 · 김정일 혁명활동, 혁명역사, 수학, 물리, 화학, 영어 등 여러 과목에서 출제되는데 객관 문제가 아니라 “문답식” 으로 이루어집니다. 문답식경연은 학생이 표를 뽑아서 그 표에 적힌 문제의 해답을 말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상 살펴본 대부분의 경연은 학교에서의 경쟁을 거쳐서 시, 도, 중앙경연까지 이어집니다.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도 경연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도경연까지 올라가면 도에서 그 학생들을 후원하기 때문입니다. 도경연이나 중앙경연까지 올라간 학생들은 대학입학이 쉬워집니다. 그리고 국제대회에도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