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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청소년백과 (가치관)
<북한 청소년들의 남녀관은 어떤가요?>
북한은 공식적으로 여성의 권익이 완벽하게 보장되어 있다고 양성평등이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우리사회보다 더욱 유교사상이 뿌리 깊게 잔존하고 있어 남녀불평등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일부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남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여자라고 못할 이유가 있느냐” 면서 사회적 노동을 여자에게도 똑같이 강요하지만, 집에 돌아 온 후 부엌일은 고스란히 여자의 몫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북한 사회문화의 영향으로 북한 청소년들 역시 남녀 평등의식이 희박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탈북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북한에서 학교에 다닐 때에는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보니 북한에서의 여성들이 남한의 여성들보다 권리적인 면이나, 사회적인 면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라고 말합니다.
또한,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여성다움’ 이라는 표현 안에서 심각한 성차별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즉, 여자는 남자 말을 잘 들어주고, 여자가 남자한테 대들면 여자답지 못한 행동으로 비판받고 있으며, 이런 생각은 여자청소년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여자의 성격은 얌전하거나 순종적인 여성상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북한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남녀불평등 의식에 기초한 성역할 분담이 우리사회보다 비교적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학습반 별로 청소를 할 때에도 걸레 질 하고, 창문 닦고, 칠판 닦고 하는 것은 당연히 여학생들이 하고 남학생들은 복도 청소나 마당청소만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볼 때 북한 청소년들은 남녀평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전통과 의식, 가치관 등에서도 남녀불평등 구조가 일상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청소년들은 이성 친구를 어떻게 사귈까요?>
어느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 나라 고등학생의 30%가 이성친구를 사귀어 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에서도 이성교제는 자연스런 행동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청소년도 이성교제를 할까요?
북한 청소년들도 적지만 이성교제를 합니다. 물론 사회나 학교는 청소년이 이성교제 하는 것에 대해 아주 부정적이고 심지어는 통제도 하지만, 그래도 최근 들어 이성교제를 하는 청소년의 수는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통 북한의 청소년들이 이성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는 시기는 빠를 경우 중학교 2∼3학년부터입니다. 우리나라는 남고, 여고 등 학교가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북한은 대부분 남녀 공학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남녀 학생들이 쉽게 접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녀학생이 친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워낙 북한 사회가 경직되어 있다보니 남녀가 같이 있어도 이상한 소문이 돌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 학급이라도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북한청소년들의 이성교제는 다른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이루어집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달리 영화관, 카페 등이 없기 때문에 주로 공원 등과 같은 야외에서 만나 이야기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다 이성교제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면 그 학생들은 소년단이나 청년동맹에 불려가서 비판서를 쓰는 등 처벌을 받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주변의 감시와 비판 등으로 북한청소년들의 이성교제는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합니다.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유행이란 것이 있을까요?>
어떤 사회라고 해도 유행은 다 있고 유행에 가장 민감한 것은 청소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북한 청소년들 역시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이라는 사회가 통제되고 경직된 곳이라서 유행이란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특히 90년대 이후 북한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사회적 통제가 약화된 틈을 타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그들의 멋을 표현하는 유행이 급속하게 번졌습니다.
북한에서 유행은 처음에는 평양에서 시작되어 청진, 신의주 같은 대도시로 거쳐 지방의 소도시, 농춘순으로 퍼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청진이나 신의주처럼 중국과의 접촉이 비교적 용이한 도시를 중심으로 유행이 시작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소년들과 관련된 유행은 주로 옷이나 신발, 머리모양 등이 관한 것입니다.
북한 청소년들의 최근 유행을 보면 우선 사지바지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사지바지는 교복보다 천이 훨씬 좋고, 모양도 위는 넓고 아래는 좁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바지의 유행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 바지는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어서 거의 모든 청소년이 입고 다니는 필수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 신의주백창이라는 운동화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그 외에도 밑바닥이 파란 중국운동화와 “장군님 잠바” 라고 불리는 잠바도 북한청소년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이 옷은 김정일이 자주 입는 잠바형식을 모방하여 제작한 잠바였는데, 먼저 성인들 사이에서 유행되다가 나중에는 청소년들도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북한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한 머리모양은 우리나라의 스포츠머리와 비슷한 형태에 옆에 각을 주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이 머리모양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이었는데, 짧게만 깍던 청소년들에게는 더없이 멋있어 보이는 모양이었습니다.
여자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꽃 모양 등을 한 머리 묶는 고무줄이나 시계 등이 크게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북한의 학교들은 여학생들에게 짧은 머리를 강요했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학생들의 반발로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 청소년문화에도 서구식 문화가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1980년대 이후, 특히 1989년 평양에서 「세계청년학생축전」 이 개최된 이후 북한주민들의 생활 속에는 서구식 문화가 침투되기 시작하였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층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직도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사회주의 문화가 지배적이긴 하지만 북한청소년 문화속에는 서구식 개인주의 문화도 차츰 번져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원칙적으로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외국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본주의 문화 침투의 원인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중국이나 구소련(지금의 러시아)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문화는 일부 들여오기도 합니다.
1990년대 초에는 청바지와 바지치마, 쫑대바지(쫄바지), 외국어가 새겨진 티셔츠 등을 입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었는데, 1993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착용을 금지시킨 이후 사라졌다고 합니다.
청바지는 미제국주의, 바지치마는 일제가 만든 전형적인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금지하고 있고, 실제 생활에서는 대부분 활동하기 간편한 바지차림을 주로 하며 한복은 특별한 행사 때 입습니다.
또한, 평양 등 대도시에서는 장발 등 특이한 머리 모양을 하는 청소년들을 간간이 목격할 수 있으며, 중국의 보따리상이나 재일교포 등을 통해 유입된 우리나라나 서구의 가요 테이프, CD, 비디오 등도 음성적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청소년 사이에서 통기타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사이의 통기타 열풍은 대중가요 가사에도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서구의 문화가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 침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은 이를 “얼빠진 사고방식” 또는 “썩어빠진 부르조아적 유행” 이라고 비판하면서 ‘사상 깜빠니아(캠페인)’ 를 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통제만으로는 없어지지 않아서 규제를 일부 풀어 양성화하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크면 무얼 하고 싶은가요? 예전에는 과학자, 선생님, 의사, 변호사 등의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가수, 백댄서,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많다면서요? 학생들의 희망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가 봅니다. 북한의 어린이, 청소년들은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할까요?
중학교를 졸업하면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에 가고 싶어합니다. 군대를 가지 않으면 이후 사회적으로 출세를 하는 데 장애가 많이 됩니다. 그리고 군인이 되면 우선 식량이 공급되기 때문에 먹는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구요. 군인이 되면 이후 당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집니다. 여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합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배치되는 것보다 대학을 나오면 더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군인, 당간부, 보안원, 자동차운전수, 외화벌이 일꾼 등입니다. 군인과 당간부, 안전원은 예나 지금이나 인기가 있는 직업입니다. 우선 이들은 북한사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이기 때문에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운전수는 경쟁률이 1000대 1 정도가 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직업이라고 해요. 남한에는 자동차가 흔해서 너도 나도 운전을 하지만, 북한의 자동차는 매우 귀해서 자동차 운전하는 것은 남자가 하는 멋진 직업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외화벌이 일꾼은 외국과 상거래를 하면서 달러나 엔 등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입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요즘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남학생들이 주로 정치나 군사계통의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반면에 여학생들은 안정적인 전문직을 가지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의사, 간호사, 교사 등은 전통적으로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직업입니다. 가수나 무용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최근에는 외화상점이나 호텔, 음식점, 편의봉사사업소 등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외국과 교류하고, 외화를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청소년들이 갖고 싶어하는 전자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여러분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가전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마도 휴대폰, MP3 플레이어, CD 플레이어 같이 개인적으로 휴대가 가능한 전자제품이겠죠.
그럼 북한 청소년들은 어떤 전자제품을 갖고 싶어할까요.
청소년들이 제일 갖고 싶어하는 전자전제품은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소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TV를 제일 갖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TV를 통해 재미있는 영화, 만화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녹화기(VTR)를 제일 갖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녹화기로 북한에서 금지된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워크맨이나, 녹음기 등도 북한청소년들이 갖고 싶어하는 전자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워크맨은 최근에서야 북한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청진과 같은 지방의 대도시에서도 돈 있는 집안의 청소년들만이 소유할 수 있습니다. 녹음기는 놀기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가전제품으로 중국에서 값싼 것들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관계로 비교적 구입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북한 청소년들 중에도 음주, 흡연을 하는 경우가 있나요?>
청소년기의 음주, 흡연 문제는 이제 우리사회에서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13∼15세 청소년의 경우 흡연율이 21.6%로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는 신문기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통계를 보면 음주경험이 있는 학생의 비율이 60%에 달한다고 합니다.
북한에도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 문제가 심각할까요.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청소년들은 중학교 2 ∼3학년이 되면 거의가 한번쯤 담배를 손에 대고 있다고 합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흡연율도 높아지는데 중학교 졸업반이 되면 거의 대부분이 흡연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유교적 전통이 강해서 여자들의 경우는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제는 북한 청소년들의 음주에 대해 알아볼까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나 15∼16세가 되면 사회적으로 당당하게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학교체육대회 때도 당당하게 술을 마시는 청소년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측의 눈치를 전혀 안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청소년들의 경우 술을 구입할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술을 구입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쌀, 콩, 옥수수, 옷, 짐승 등의 물건을 훔쳐 또 다른 비행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의 청소년들의 흡연율, 음주율이 높은 것은 식량난, 경제난 등으로 인한 어려운 사회여건과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군대에 입대해야 하는 북한의 징병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군입대를 하면 오랜기간 동안 군복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을 묵인한다고 합니다.
여러분 음주, 흡연이 왜 나쁜지 다들 잘 알고 있죠. 일생을 준비하는 아주 소중한 시기인 청소년기의 음주 흡연은 남북의 청소년들 자신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아무리 힘이 들고 어려워도 담배나 술 같은 것에 의존하지 말고 부모님과의 대화, 운동이나 여가활동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합시다.
<북한에도 학교폭력이 있나요?>
우리 사회에서 학교 폭력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지난 5월 경찰청이 발표한 학교폭력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 · 고교생 10명중 1명은 학교 폭력피해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럼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 역시 학교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만큼 그 수준이나 범위에 있어서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에는 어떤 학교폭력이 있을까요? 우선 소위 패싸움을 들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학교에는 보통 여러 개의 패로 나뉘는데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싸움을 한다고 합니다.
또 학교내 집단구타도 북한학교 폭력의 대표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집단구타나 폭행은 보통 의리라는 멋진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합니다. 한 친구가 누구에게 맞았으면 친구로써 당연히 그 때린 학생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집단구타를 자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생필품이 귀하다보니 다른 학생의 귀한 물건을 뺏는 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순순히 내주지 않으면 폭행마저 당하기도 합니다.
학교 폭력이 이 정도까지 이르자 선생님들도 어쩔 수 없고 부모님들도 밤에는 자식들을 밖에 못나가게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러한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청년동맹이나 안전원들을 동원해 규찰대 등을 만들어 규제하고 있지만 학교폭력은 줄어들기는 커녕 계속해서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학교폭력은 어떤 면에서 보면 성인범죄보다 사회적으로 더 위험한 모습입니다. 학교내에서 후배들이나 동료들이 그러한 모습을 따라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더 큰 성인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도 ‘왕따’ 가 있나요?>
학교내 집단 따돌림을 가리키는 은어인 ‘왕따’ 라는 말에 이제는 우리 모두가 어느덧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제는 왕따(왕 따돌림), 집따(집중 따돌림), 은따(은근히 따돌림), 전따(전교 따돌림), 개따(개도 따돌린다), 평따(평생 따돌림), 완따(완전히 따돌림)라는 은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집단 따돌림현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도 소위 ‘왕따’ 현상이 존재할까요. 네 존재합니다. 북한에서는 집단 따돌림을 ‘모서리’ 라고 부릅니다. 즉, 구석이라는 뜻인데 보통 따돌림을 당하는 청소년들은 모서리 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입니다. 북한에서 모서리인 아이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같은 학급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합니다. 조금만 잘못해도 때리고 심부름이란 심부름은 모두 이 학생들의 몫이 됩니다. 또 학급이나 분조에 과제가 있으면 모서리인 아이들이 제일 많이 해야 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잘난 체 하는 학생이나 내성적인 학생들이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에서는 이외에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왕따를 주로 당합니다. 가정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은 학교에 못나오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무엇이든 학급이나 분조단위로 활동하는 북한의 실정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더 고생을 하는 관계로 자연히 그런 학생들을 미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왕따를 당하는 청소년들은 힘이 없거나, 돈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남자청소년들의 경우에는 함께 어울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가정이 가난할 경우 왕따를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학급이 한번 정해지면 학교 졸업할 때까지 4년 또는 6년 동안 같은 반 친구들과 계속해서 생활하게 되므로 한번 왕따를 당하게 되면 오랜 동안 계속해서 놀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왕따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 선생님들은 자주 학급반장이나 반의 간부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고, 또 학생들 앞에서 다른 학생들을 왕따시키면 혼내겠다고 위협도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북한에도 문제청소년이 있나요?>
북한에도 문제청소년들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경우에 문제청소년이라고 할까요?
북한도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것과 유사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한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문제청소년이 더 많을지도 모르죠. 그러면 문제 청소년이라고 하면 어떤 학생을 의미할까요?
우선 학교생활 등 집단생활에 참가하기 싫어하고 계속해서 빠지는 청소년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북한은 사회주의라는 집단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집단생활에 빠진다는 것 자체를 문제시합니다. 그밖에도 학교는 다니지만 수업시간에 들어오지 않는 학생, 또 선생님께 대드는 학생, 동료학생들을 때리고 패싸움을 주도하는 학생, 출처가 분명치 않은 노래 등을 부르는 학생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문제청소년들은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먼저, 통제가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외부세계를 통해 자본주의 바람이 급속히 북한사회에 침투해 학생들의 의식을 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가치관이나 의지를 결정하는데 주요한 요인이 됐지만 지금은 학교보다는 사회에서 받는 영향이 학생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이제는 북한 청소년들 중에도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학생도 있고, 장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모든 것에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도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자 김정일이 직접 나서서 청소년문제가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중 하나라고 말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고 대대적인 처벌과 통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청소년범죄에 대한 처벌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사상투쟁회의가 있습니다. 이 처벌은 전교생이 모인 앞에서 혹은, 전 구역 학생이 모인 앞에서 진행됩니다. 잘못한 학생을 앞에 세워놓고 김일성, 김정일 말이나 학생의 의무 등을 기준으로 그 학생을 비판하게 하는 처벌제도입니다. 이 방법은 가벼운 잘못을 저질렀다고 판단될 때 쓰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르면 소년교화소에 수감됩니다. 소년교화소는 청소년범죄를 처벌하는 기관으로 청소년만 갈 수 있는데 3-6개월 동안 수감되어 무보수로 노동을 하며, 자기 잘못을 깨우치게 하는 곳입니다. 세 번째는 추방으로 극한 상황에만 쓰는 처벌 수단인데,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저지르고 거기에 부모까지 동조했을 경우에 행해집니다. 대체로 추방되는 곳은 외진 농촌이나 광산으로 한번 들어가면 대를 물려가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장 큰 처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은어, 비어, 속어 등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어른들도 어른들만이 사용하는 언어가 있듯이 북한 청소년들도 자기들만의 언어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들은 청소년들간에 급격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사상적인 용어, 전투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하므로 여기에 식상한 청소년들은 그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죠.
또한, 무엇보다도 어른들을 쉽게 속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 을 ‘쌩코’ 라고 부릅니다. 선생님이 듣는 곳에서 욕하고 싶을 때 이름을 쌩코라고 부르면 선생님이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내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아빠’ 를 ‘떼박’, ‘엄마’ 를 ‘쯔마이’ 라고 부릅니다. 또한, ‘담배’ 를 ‘뽀디’ 라고 부르며, ‘술’ 을 ‘쪼끼’ 라고 부릅니다. 술을 쪼끼라고 부르는 것은 주전자의 물이 흘러나오는 구멍에서 착안되었습니다.
이런 언어들은 어른들 앞에서 불편함 없이 사용하여 그들만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또한, 자기들만의 용어를 개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너 어디 가니?’ 라고 한다면 ‘니너 이어디디 기가이니?’ 와 같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어른들이 전혀 눈치를 못 채 그들의 생활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듭니다.
또한, 남한의 학교에서 흔히 쓰는 ‘짱’ 이라는 말을 북한에서는 ‘대통’ 이나 ‘대가리’ 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언어들은 사상적 용어이기 때문에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레 사용됩니다
북한청소년백과 (가치관)
<북한 청소년들의 남녀관은 어떤가요?>
북한은 공식적으로 여성의 권익이 완벽하게 보장되어 있다고 양성평등이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우리사회보다 더욱 유교사상이 뿌리 깊게 잔존하고 있어 남녀불평등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일부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남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여자라고 못할 이유가 있느냐” 면서 사회적 노동을 여자에게도 똑같이 강요하지만, 집에 돌아 온 후 부엌일은 고스란히 여자의 몫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북한 사회문화의 영향으로 북한 청소년들 역시 남녀 평등의식이 희박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탈북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북한에서 학교에 다닐 때에는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보니 북한에서의 여성들이 남한의 여성들보다 권리적인 면이나, 사회적인 면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라고 말합니다.
또한,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여성다움’ 이라는 표현 안에서 심각한 성차별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즉, 여자는 남자 말을 잘 들어주고, 여자가 남자한테 대들면 여자답지 못한 행동으로 비판받고 있으며, 이런 생각은 여자청소년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여자의 성격은 얌전하거나 순종적인 여성상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북한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남녀불평등 의식에 기초한 성역할 분담이 우리사회보다 비교적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학습반 별로 청소를 할 때에도 걸레 질 하고, 창문 닦고, 칠판 닦고 하는 것은 당연히 여학생들이 하고 남학생들은 복도 청소나 마당청소만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볼 때 북한 청소년들은 남녀평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전통과 의식, 가치관 등에서도 남녀불평등 구조가 일상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청소년들은 이성 친구를 어떻게 사귈까요?>
어느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 나라 고등학생의 30%가 이성친구를 사귀어 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에서도 이성교제는 자연스런 행동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청소년도 이성교제를 할까요?
북한 청소년들도 적지만 이성교제를 합니다. 물론 사회나 학교는 청소년이 이성교제 하는 것에 대해 아주 부정적이고 심지어는 통제도 하지만, 그래도 최근 들어 이성교제를 하는 청소년의 수는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통 북한의 청소년들이 이성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는 시기는 빠를 경우 중학교 2∼3학년부터입니다. 우리나라는 남고, 여고 등 학교가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북한은 대부분 남녀 공학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남녀 학생들이 쉽게 접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녀학생이 친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워낙 북한 사회가 경직되어 있다보니 남녀가 같이 있어도 이상한 소문이 돌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 학급이라도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북한청소년들의 이성교제는 다른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이루어집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달리 영화관, 카페 등이 없기 때문에 주로 공원 등과 같은 야외에서 만나 이야기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다 이성교제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면 그 학생들은 소년단이나 청년동맹에 불려가서 비판서를 쓰는 등 처벌을 받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주변의 감시와 비판 등으로 북한청소년들의 이성교제는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합니다.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유행이란 것이 있을까요?>
어떤 사회라고 해도 유행은 다 있고 유행에 가장 민감한 것은 청소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북한 청소년들 역시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이라는 사회가 통제되고 경직된 곳이라서 유행이란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특히 90년대 이후 북한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사회적 통제가 약화된 틈을 타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그들의 멋을 표현하는 유행이 급속하게 번졌습니다.
북한에서 유행은 처음에는 평양에서 시작되어 청진, 신의주 같은 대도시로 거쳐 지방의 소도시, 농춘순으로 퍼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청진이나 신의주처럼 중국과의 접촉이 비교적 용이한 도시를 중심으로 유행이 시작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소년들과 관련된 유행은 주로 옷이나 신발, 머리모양 등이 관한 것입니다.
북한 청소년들의 최근 유행을 보면 우선 사지바지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사지바지는 교복보다 천이 훨씬 좋고, 모양도 위는 넓고 아래는 좁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바지의 유행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 바지는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어서 거의 모든 청소년이 입고 다니는 필수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 신의주백창이라는 운동화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그 외에도 밑바닥이 파란 중국운동화와 “장군님 잠바” 라고 불리는 잠바도 북한청소년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이 옷은 김정일이 자주 입는 잠바형식을 모방하여 제작한 잠바였는데, 먼저 성인들 사이에서 유행되다가 나중에는 청소년들도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북한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한 머리모양은 우리나라의 스포츠머리와 비슷한 형태에 옆에 각을 주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이 머리모양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이었는데, 짧게만 깍던 청소년들에게는 더없이 멋있어 보이는 모양이었습니다.
여자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꽃 모양 등을 한 머리 묶는 고무줄이나 시계 등이 크게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북한의 학교들은 여학생들에게 짧은 머리를 강요했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학생들의 반발로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 청소년문화에도 서구식 문화가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1980년대 이후, 특히 1989년 평양에서 「세계청년학생축전」 이 개최된 이후 북한주민들의 생활 속에는 서구식 문화가 침투되기 시작하였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층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직도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사회주의 문화가 지배적이긴 하지만 북한청소년 문화속에는 서구식 개인주의 문화도 차츰 번져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원칙적으로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외국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본주의 문화 침투의 원인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중국이나 구소련(지금의 러시아)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문화는 일부 들여오기도 합니다.
1990년대 초에는 청바지와 바지치마, 쫑대바지(쫄바지), 외국어가 새겨진 티셔츠 등을 입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었는데, 1993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착용을 금지시킨 이후 사라졌다고 합니다.
청바지는 미제국주의, 바지치마는 일제가 만든 전형적인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금지하고 있고, 실제 생활에서는 대부분 활동하기 간편한 바지차림을 주로 하며 한복은 특별한 행사 때 입습니다.
또한, 평양 등 대도시에서는 장발 등 특이한 머리 모양을 하는 청소년들을 간간이 목격할 수 있으며, 중국의 보따리상이나 재일교포 등을 통해 유입된 우리나라나 서구의 가요 테이프, CD, 비디오 등도 음성적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청소년 사이에서 통기타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사이의 통기타 열풍은 대중가요 가사에도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서구의 문화가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 침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은 이를 “얼빠진 사고방식” 또는 “썩어빠진 부르조아적 유행” 이라고 비판하면서 ‘사상 깜빠니아(캠페인)’ 를 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통제만으로는 없어지지 않아서 규제를 일부 풀어 양성화하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크면 무얼 하고 싶은가요? 예전에는 과학자, 선생님, 의사, 변호사 등의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가수, 백댄서,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많다면서요? 학생들의 희망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가 봅니다. 북한의 어린이, 청소년들은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할까요?
중학교를 졸업하면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에 가고 싶어합니다. 군대를 가지 않으면 이후 사회적으로 출세를 하는 데 장애가 많이 됩니다. 그리고 군인이 되면 우선 식량이 공급되기 때문에 먹는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구요. 군인이 되면 이후 당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집니다. 여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합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배치되는 것보다 대학을 나오면 더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군인, 당간부, 보안원, 자동차운전수, 외화벌이 일꾼 등입니다. 군인과 당간부, 안전원은 예나 지금이나 인기가 있는 직업입니다. 우선 이들은 북한사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이기 때문에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운전수는 경쟁률이 1000대 1 정도가 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직업이라고 해요. 남한에는 자동차가 흔해서 너도 나도 운전을 하지만, 북한의 자동차는 매우 귀해서 자동차 운전하는 것은 남자가 하는 멋진 직업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외화벌이 일꾼은 외국과 상거래를 하면서 달러나 엔 등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입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요즘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남학생들이 주로 정치나 군사계통의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반면에 여학생들은 안정적인 전문직을 가지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의사, 간호사, 교사 등은 전통적으로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직업입니다. 가수나 무용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최근에는 외화상점이나 호텔, 음식점, 편의봉사사업소 등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외국과 교류하고, 외화를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청소년들이 갖고 싶어하는 전자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여러분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가전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마도 휴대폰, MP3 플레이어, CD 플레이어 같이 개인적으로 휴대가 가능한 전자제품이겠죠.
그럼 북한 청소년들은 어떤 전자제품을 갖고 싶어할까요.
청소년들이 제일 갖고 싶어하는 전자전제품은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소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TV를 제일 갖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TV를 통해 재미있는 영화, 만화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녹화기(VTR)를 제일 갖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녹화기로 북한에서 금지된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워크맨이나, 녹음기 등도 북한청소년들이 갖고 싶어하는 전자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워크맨은 최근에서야 북한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청진과 같은 지방의 대도시에서도 돈 있는 집안의 청소년들만이 소유할 수 있습니다. 녹음기는 놀기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가전제품으로 중국에서 값싼 것들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관계로 비교적 구입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북한 청소년들 중에도 음주, 흡연을 하는 경우가 있나요?>
청소년기의 음주, 흡연 문제는 이제 우리사회에서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13∼15세 청소년의 경우 흡연율이 21.6%로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는 신문기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통계를 보면 음주경험이 있는 학생의 비율이 60%에 달한다고 합니다.
북한에도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 문제가 심각할까요.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청소년들은 중학교 2 ∼3학년이 되면 거의가 한번쯤 담배를 손에 대고 있다고 합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흡연율도 높아지는데 중학교 졸업반이 되면 거의 대부분이 흡연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유교적 전통이 강해서 여자들의 경우는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제는 북한 청소년들의 음주에 대해 알아볼까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나 15∼16세가 되면 사회적으로 당당하게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학교체육대회 때도 당당하게 술을 마시는 청소년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측의 눈치를 전혀 안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청소년들의 경우 술을 구입할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술을 구입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쌀, 콩, 옥수수, 옷, 짐승 등의 물건을 훔쳐 또 다른 비행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의 청소년들의 흡연율, 음주율이 높은 것은 식량난, 경제난 등으로 인한 어려운 사회여건과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군대에 입대해야 하는 북한의 징병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군입대를 하면 오랜기간 동안 군복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을 묵인한다고 합니다.
여러분 음주, 흡연이 왜 나쁜지 다들 잘 알고 있죠. 일생을 준비하는 아주 소중한 시기인 청소년기의 음주 흡연은 남북의 청소년들 자신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아무리 힘이 들고 어려워도 담배나 술 같은 것에 의존하지 말고 부모님과의 대화, 운동이나 여가활동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합시다.
<북한에도 학교폭력이 있나요?>
우리 사회에서 학교 폭력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지난 5월 경찰청이 발표한 학교폭력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 · 고교생 10명중 1명은 학교 폭력피해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럼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 역시 학교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만큼 그 수준이나 범위에 있어서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에는 어떤 학교폭력이 있을까요? 우선 소위 패싸움을 들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학교에는 보통 여러 개의 패로 나뉘는데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싸움을 한다고 합니다.
또 학교내 집단구타도 북한학교 폭력의 대표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집단구타나 폭행은 보통 의리라는 멋진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합니다. 한 친구가 누구에게 맞았으면 친구로써 당연히 그 때린 학생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집단구타를 자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생필품이 귀하다보니 다른 학생의 귀한 물건을 뺏는 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순순히 내주지 않으면 폭행마저 당하기도 합니다.
학교 폭력이 이 정도까지 이르자 선생님들도 어쩔 수 없고 부모님들도 밤에는 자식들을 밖에 못나가게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러한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청년동맹이나 안전원들을 동원해 규찰대 등을 만들어 규제하고 있지만 학교폭력은 줄어들기는 커녕 계속해서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학교폭력은 어떤 면에서 보면 성인범죄보다 사회적으로 더 위험한 모습입니다. 학교내에서 후배들이나 동료들이 그러한 모습을 따라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더 큰 성인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도 ‘왕따’ 가 있나요?>
학교내 집단 따돌림을 가리키는 은어인 ‘왕따’ 라는 말에 이제는 우리 모두가 어느덧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제는 왕따(왕 따돌림), 집따(집중 따돌림), 은따(은근히 따돌림), 전따(전교 따돌림), 개따(개도 따돌린다), 평따(평생 따돌림), 완따(완전히 따돌림)라는 은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집단 따돌림현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도 소위 ‘왕따’ 현상이 존재할까요. 네 존재합니다. 북한에서는 집단 따돌림을 ‘모서리’ 라고 부릅니다. 즉, 구석이라는 뜻인데 보통 따돌림을 당하는 청소년들은 모서리 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입니다. 북한에서 모서리인 아이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같은 학급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합니다. 조금만 잘못해도 때리고 심부름이란 심부름은 모두 이 학생들의 몫이 됩니다. 또 학급이나 분조에 과제가 있으면 모서리인 아이들이 제일 많이 해야 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잘난 체 하는 학생이나 내성적인 학생들이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에서는 이외에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왕따를 주로 당합니다. 가정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은 학교에 못나오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무엇이든 학급이나 분조단위로 활동하는 북한의 실정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더 고생을 하는 관계로 자연히 그런 학생들을 미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왕따를 당하는 청소년들은 힘이 없거나, 돈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남자청소년들의 경우에는 함께 어울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가정이 가난할 경우 왕따를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학급이 한번 정해지면 학교 졸업할 때까지 4년 또는 6년 동안 같은 반 친구들과 계속해서 생활하게 되므로 한번 왕따를 당하게 되면 오랜 동안 계속해서 놀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왕따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 선생님들은 자주 학급반장이나 반의 간부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고, 또 학생들 앞에서 다른 학생들을 왕따시키면 혼내겠다고 위협도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북한에도 문제청소년이 있나요?>
북한에도 문제청소년들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경우에 문제청소년이라고 할까요?
북한도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것과 유사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한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문제청소년이 더 많을지도 모르죠. 그러면 문제 청소년이라고 하면 어떤 학생을 의미할까요?
우선 학교생활 등 집단생활에 참가하기 싫어하고 계속해서 빠지는 청소년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북한은 사회주의라는 집단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집단생활에 빠진다는 것 자체를 문제시합니다. 그밖에도 학교는 다니지만 수업시간에 들어오지 않는 학생, 또 선생님께 대드는 학생, 동료학생들을 때리고 패싸움을 주도하는 학생, 출처가 분명치 않은 노래 등을 부르는 학생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문제청소년들은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먼저, 통제가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외부세계를 통해 자본주의 바람이 급속히 북한사회에 침투해 학생들의 의식을 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가치관이나 의지를 결정하는데 주요한 요인이 됐지만 지금은 학교보다는 사회에서 받는 영향이 학생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이제는 북한 청소년들 중에도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학생도 있고, 장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모든 것에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도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자 김정일이 직접 나서서 청소년문제가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중 하나라고 말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고 대대적인 처벌과 통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청소년범죄에 대한 처벌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사상투쟁회의가 있습니다. 이 처벌은 전교생이 모인 앞에서 혹은, 전 구역 학생이 모인 앞에서 진행됩니다. 잘못한 학생을 앞에 세워놓고 김일성, 김정일 말이나 학생의 의무 등을 기준으로 그 학생을 비판하게 하는 처벌제도입니다. 이 방법은 가벼운 잘못을 저질렀다고 판단될 때 쓰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르면 소년교화소에 수감됩니다. 소년교화소는 청소년범죄를 처벌하는 기관으로 청소년만 갈 수 있는데 3-6개월 동안 수감되어 무보수로 노동을 하며, 자기 잘못을 깨우치게 하는 곳입니다. 세 번째는 추방으로 극한 상황에만 쓰는 처벌 수단인데,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저지르고 거기에 부모까지 동조했을 경우에 행해집니다. 대체로 추방되는 곳은 외진 농촌이나 광산으로 한번 들어가면 대를 물려가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장 큰 처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은어, 비어, 속어 등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어른들도 어른들만이 사용하는 언어가 있듯이 북한 청소년들도 자기들만의 언어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들은 청소년들간에 급격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사상적인 용어, 전투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하므로 여기에 식상한 청소년들은 그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죠.
또한, 무엇보다도 어른들을 쉽게 속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 을 ‘쌩코’ 라고 부릅니다. 선생님이 듣는 곳에서 욕하고 싶을 때 이름을 쌩코라고 부르면 선생님이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내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아빠’ 를 ‘떼박’, ‘엄마’ 를 ‘쯔마이’ 라고 부릅니다. 또한, ‘담배’ 를 ‘뽀디’ 라고 부르며, ‘술’ 을 ‘쪼끼’ 라고 부릅니다. 술을 쪼끼라고 부르는 것은 주전자의 물이 흘러나오는 구멍에서 착안되었습니다.
이런 언어들은 어른들 앞에서 불편함 없이 사용하여 그들만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또한, 자기들만의 용어를 개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너 어디 가니?’ 라고 한다면 ‘니너 이어디디 기가이니?’ 와 같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어른들이 전혀 눈치를 못 채 그들의 생활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듭니다.
또한, 남한의 학교에서 흔히 쓰는 ‘짱’ 이라는 말을 북한에서는 ‘대통’ 이나 ‘대가리’ 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언어들은 사상적 용어이기 때문에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레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