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을 봄바람에 높이 날렸습니다. 백일장 향기가 잔물결을 타고 교정의 구석까지 흘러들 쯤, 백일장 행사는 화려하게 시작 되었답니다.
글쓰기가 힘이 든다고 기피하는 아이들이지만, 북녘의 소년, 소녀에게 안부를 주고받는 서간문(書簡文) 쓰기는 참 편했답니다. 두 장 정도 쓰라고 하면 네다섯 장이나 썼습니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도 많았는지, 너무 과(過)하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읽어내려 가기도 숨이 찰 정도니, 미리 하고 싶은 말을 가슴 가득히 담고 있었나 봅니다. 한 맺힌 사연은 아닐 지라도,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이나, 듣고 싶은 말이 참 많았나 봅니다. 소중한 사연을 한 장씩 읽어냈습니다. 열심히 읽었지요. 소중한 사연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편지 중에는 장난 끼가 너무 심한 것도 있고, 그림으로 글자화해서 재미있게 감정을 전한편지글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남녀의 사랑을 노래한 아름다운 사연에는 티 없는 순수한 여고생의 감정도 읽을 수 있었고, 금강산을 찾아 갈수 있는 희망의 날이 오기를 고대(苦待)하는 편지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통일을 바라는 자신들의 세상 이야기를 전해주었답니다. 아이들을 통해서 통일은 먼 곳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평범한 진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본교는 청소년 통일백일장 대회가 하늘같이 울타리가 없는 통일조국을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렵니다.
끝으로 “제11회 청소년 통일백일장 전국대회”에서 최고의 자리에 앉혀 주신 남북청소년교류연맹 정경석 총재님, 대회 심사위원님, 그리고 연맹에서 수고하시는 제위(諸位))께 심심(深甚)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