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5월 17일 반세기가 넘는 기다림 끝에 한반도의 동과 서에서 힘찬 기적소리와 함께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북을 오갔습니다. 반목과 대결로 점철되었던 과거를 넘어 달리고 싶다던 철마의 꿈을 실현하는 날이었습니다.
<5.17 열차시험운행>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끊어진 철도·도로를 연결하기로 합의한 데에서 시작됩니다. 2000년 6월 정상회담 이후 같은 해 남북장관급회담과 2002년 대통령 특사 방북을 통해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도로를 연결하기로 합의하였고, 2002년 9월 18일에는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개최하였습니다.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는 경의선 구간이 통일대교 북단~개성 간 12.1km이고 동해선 구간이 송현리~북고성 간 24.2km입니다. 철도는 경의선 구간이 문산~개성 간 27.3km이고 동해선 구간은 제진~금강산 간 25.5km입니다.
남북연결 도로는 2004년 10월 연결공사를 완료하여 2004년 12월부터 남북 왕래 시 정상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철도는 2005년 12월 말에 연결구간의 본선 궤도 부설공사를 완료하여 열차운행을 위한 기본 시설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남북한은 2006년 4월 남북 철도·도로 연결 실무접촉을 열어 2006년 5월 25일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시험운행 실시 하루 전에 북한이 군사적 보장조치 미비를 들어 시험운행 연기를 통보함으로써 열차시험운행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2007년 2월 남북장관급회담에서의 합의에 따라 2007년 5월 17일 드디어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이 성사되었습니다. 또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 수송을 시작하고,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개보수를 협의·추진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이후 남북 도라산역-판문역간 화물열차 운행은 2007년 12월부터 2008년 11월까지만 운행하고, 2008년 12월 1일에 북한측의 일방적인 육로통행 제한 조치에 따라 운행이 중단되었다.
남북 철도·도로연결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여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경의선·동해선 비무장지대 42만 평을 '평화 회랑'으로 조성하고, 군사직통전화 운용을 통해 남북 군사당국 간 신뢰형성의 단초를 마련한 것입니다. 철도와 도로를 이용하여 대규모의 사람과 물자가 남북을 오감으로써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이 심화되면 한반도 평화정착은 그만큼 더 굳건해질 것입니다.
둘째, 남북 간의 물류비 절감과 수송시간 단축을 통해 경제협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물류 운송거리가 약 500㎞ 이내에는 육상운송(도로·철도)이 해상운송보다 물류비가 저렴하고, 수송시간도 짧은 편입니다. 이는 개성공단 확대, 금강산 육로관광을 비롯한 남북경협사업과 교역의 확대를 더욱 촉진할 것입니다.
셋째, 철도·도로와 같은 기반시설의 건설은 향후 남북한 산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통하여 한반도 차원의 종합적 물류망이 형성되고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물류거점이 된다면, 이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넷째, 이상과 같은 경협 활성화는 남북 경제공동체 및 동북아 경제공동체 형성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 석탄·철강의 원활한 철도 수송을 위한 국가 간의 제도적 장벽 철폐 노력이 오늘의 유럽연합(EU)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듯이, 남북 철도·도로 개통을 통해 인원·물자의 수송이 활성화되면 남북 경제는 질적 통합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경의선 철도운행이 정례화되고 중장기적으로 대륙철도 및 아시안 하이웨이와 연계될 경우, 한국,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유럽간 물동량이 한반도 종단철도(TKR)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할 경우 남북 모두에게 통과료 수입 등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제품을 대륙철도망을 통해 중국, 러시아, 유럽 등으로 적기에 저렴하게 수송할 수 있게 되어,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을 보태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북한 산업을 비롯하여, 주민생활 향상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입니다. 북한은 산악지형이어서 철도가 교통수단으로 비중이 높습니다. 남북연결철도는 북한의 철도시설 현대화에도 기여함으로써 북한의 산업, 경제 건설, 주민 생활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정부는 열차 운행을 위한 군사적 보장조치와 제도적 장치 마련 등 여러 가지 사안을 북한과 협의하여 해결하면서 남북 철도연결구간의 정상 운행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철도 개통은 남북관계 특수성을 고려하여 단계별로, 점진적으로 추진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대륙철도와의 연결을 모색하여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