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려고 하지요? 더러 고등학교 졸업 후에 직장에 취직하거나 남자의 경우 군대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많은 수는 대학이나 전문대학 등에 입학합니다. 그러면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에도 중학교를 졸업하고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할까요?
북한에서 중학교를 졸업하면 만 16세가 됩니다. 이때가 되면 보통 세 갈래 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즉 군대에 가거나,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입학하거나, 아니면 직장에 취직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세 가지 중에서 대학에 가는 것을 가장 좋아하겠지요? 그런데 북한의 학생들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남자들 중에 많은 수가 군대에 가기를 희망합니다. 군대에 갔다 오면 입당할 수도 있는데, 당원이 되는 것은 이후에 여러 가지 사회적 혜택을 받는 발판이 됩니다. 군대생활을 마친 남자는 “제대군인” 이라고 하는데, 제대군인은 신랑감으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또 군대생활을 잘하면 제대 후에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도 생깁니다. 특히 정치나 행정분야의 간부가 되기 위해서는 군 생활을 한 후에 대학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남자들은 군대에 가고 싶어 하지요. 그런데 본인이 원한다고 다 군대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신체검사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출신성분이 아주 나쁜 경우에도 군대에 가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도 남학생의 80-90% 정도는 군대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중학교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중학교 다니면서 아주 공부를 잘하는 경우에 바로 대학에 들어갈 기회를 얻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가는 사람들은 “직통생” 이라고 부른답니다. 직통생은 특히 자연과학 분야에 많습니다. 평양과 각 지방에 있는 제1중학교 같이 과학분야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직통생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군대에 가지 않은 남학생과 여학생들 중에 성적이나 품행이 좋아서 대학이나 전문학교 입학시험을 볼 자격을 얻은 학생이 시험에서 합격하게 되면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군대에도 가지 않고, 진학하지도 않은 학생들은 취직을 합니다. 취직은 우리와는 달리 본인의 희망과 무관하게 국가에서 정해준 일자리로 가야만 합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일을 열심히 하면 나중에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의 추천을 받아서 일을 잠시 쉬고 대학에 입학할 수도 있고, 직장에 다니면서 야간대학이나 통신대학에서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직업선택 문제는 당성과 출신성분에 기초한 사회부문별 노동력 배치계획에 따라, 대체로 선택이 아닌 배치의 개념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직장의 결정과 배치에 있어 대졸자 · 국가 사무원(정신노동 중심) 등의 간부급은 해당지역 행정기관의 당위원회 간부부에서 주관하나 중앙당 비서국 비준대상인 경우는 당 중앙회 간부부와의 협의하에 이루어지며 노동자 · 농민의 경우는 해당지역 인민위원회 노동과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희망과 적성은 직업 결정에 있어 큰 변수가 되지 못하며, 한번 정해진 직장을 마음대로 옮기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상위계층의 경우에는 배경을 이용하여 더 좋은 직장에 배치 받거나 배치 받은 후 더 좋은 자리로 옮기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