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래방에 가면 가요는 물론이고 팝송도 상당수 있습니다. 또 팝송 한 두 곡쯤 모르는 청소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른 나라의 노래들이 유행이 되고 있죠.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에는 호텔 등 특수한 곳을 제외하면 노래방시설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외국곡들을 쉽게 접할 수 없을뿐더러 국가에서 승인하지 않는 노래를 부르면 잡혀갈 수도 있답니다. 그래도 청소년들은 북한노래와는 가사뿐 아니라 멜로디도 많이 다른 외국곡들을 좋아한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남한 가요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북한에서는 한국노래를 중국의 연변노래로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한국 노래들을 살펴보면 ‘님과 함께', ’그때 그 사람', ‘당신은 모르실거야', ‘소양강처녀', ‘사랑의 미로', ‘돌아와요 부산항에', ‘우린 쉽게 헤어졌어요', ‘독도는 우리 땅', '바위섬' 등입니다. 특히 ‘사랑의 미로’ 는 북한의 외국 민요집에 올라있을 만큼 인기가 좋답니다.
물론 노래를 부르는 청소년들 중에는 이 노래들이 한국노래인 줄 알고 부르는 청소년들도 있습니다. 보통 90년대 초까지 북한에 들어오는 한국노래 테이프는 중국을 통하여 몰래 들어오는 밀수품으로 연변노래처럼 포장해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감시와 사회질서가 혼란해진 틈을 타서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과 똑같은 노래 테이프들이 암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테이프는 발각되기만 하면 밀수한 사람은 물론 판 사람, 그리고 사려고 했던 사람까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갈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래도 북한의 도시에서는 입수 경로가 정확치 않은 한국 노래 테이프들이 돌아다니는데 북한청소년들은 새로운 노래만 있으면 가사를 적어 배우려고 합니다. 그만큼 한국노래가 북한청소년들의 정서에 맞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식으로 한국노래가 보급 되다보니 대도시에 살고 있는 북한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부르는 노래가 한국노래인 줄 알든 모르든 한 두 곡쯤 못 부르는 청소년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역시 북한은 폐쇄사회여서 공공장소에서 이런 노래를 마음대로 불렀다가는 큰일 난답니다.